Moon Jiyoung
문지영 작가는 장애를 가진 여동생과 동생의 회복을 바라며 헌신하는 어머니,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작가 개인의 서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 내재된 구조적 문제와 시선을 직면하게 한다. 사회 권력 속 잣대로 만들어진 ‘보통’이라는 기준과 ‘평범함’이라는 단어에서 비롯한 굴곡진 시선이 누군가에게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본질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2016년 제작된 영상 작업 <증명불가능의 얼굴>은 당시 규정 기준에 맞추어 지적장애인 여동생의 여권 사진을 찍는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정면으로 바라보고 귀를 내보이며 어깨선을 정확하게 맞춰야 하는 여권 사진의 규정이 제시하는 기준은 누군가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증명하기에는 많은 모순과 폭력을 내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후, 2018년 1월부터 여권 사진 규정 기준은 ‘두 귀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 ‘어깨 수평 유지’ 조항을 포함한 몇몇 조항 등이 삭제되며 일부 완화되어 개정되었다.)
2025년 제작한 작업 <나무가 된 여자(들)>은 그녀가 그동안 인물들을 통해 말하던 여성이라는 정체성과 공동체라는 존재를 마치 나무의 깊은 뿌리와 얽혀있는 가지로 시각화한 듯 보여진다. 그렇게 나무의 단단한 뿌리와 유연한 가지는 프레임의 경계를 넘어 뻗어나가며, 삶에 대한 주체로서 타인과 서로의 존재를 마주하고 연대하는 힘을 발휘한다.
문지영_언니가 좋아_캔버스에 유채_24.2x33.4cm_2015
문지영_증명불가능의 얼굴_단채널영상_2분18초_2016(작가소장)
[사랑하는 딸 지영에게] 2024년 6월, 문지영 작가의 어머니가 쓴 편지